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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왜 한국 사람은 골프에 미칠까 ? 세계 어디에서든 비바람이 불고 눈이 오는 날 골프장에서 누군가를 만났다면 한국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유럽에 정착한 한국인 모두 골프를 매우 좋아한다.신기한 현상이다. 한국에서 살다가 간 사람들은 그렇다 쳐도 한국의 골프 문화를 전혀 모르는 해외 거주 한국계 사람도 골프에 정신을 빼앗긴다. 정말 한국인에겐 ‘골프 유전자’라도 있는 걸까. 박세리의 영향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박세리가 여자 US오픈에서 우승하기 전에도 전 세계 골프장엔 한국인 천지였다. ‘골프가 고스톱을 닮아서’라는 그럴듯한 해석이 있다. 고스톱은 한국사람에게 맞는 두 가지 흥행 코드를 갖고 있다. ‘내기’와 ‘삼삼오오’ 문화다. 한국인이 내기를 좋아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또 한국 사람은 3~5명으로 이뤄진 소그룹을 좋아한다. 두 명이 있으면 좀 어색하고 다섯 명이 넘으면 너무 번잡스럽다고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술집에 가보면 알 수 있다. 연인이 아닌 그룹은 대부분 3~5명이다. 광장과 파티 문화를 가진 서양과 달리 한국에선 이런 ‘끼리끼리 문화’가 발달했다.3명이 치고 한두 명이 광을 파는 도박인 고스톱이 한국에서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고 골프도 그렇다. “골프에서 내기 안 하는 사람이 가장 독한 사람”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내기는 보편화됐다. 마음 맞는 서너 명이 모여 내기를 한다. 고스톱처럼 내기 골프도 이런저런 반전의 장치를 만들었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그날 컨디션이나 운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 처음 해보는 사람이 고수를 꺾을 수도 있는 것이 고스톱의 묘미다. 골프도 60대가 근력이 5배쯤 센 20대 청년을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스포츠다. 한국인에게 골프의 유전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골프에 고스톱의 유전자가 있는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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